조회수 : 56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3.07.07 18:02 분류 : 북한인권

[이슈브리핑 NO.9]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북한의 식량 위기 정황

 

 
 
[이슈브리핑 NO.9]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북한의 식량 위기 정황 
 
 
북한인권라키비움[NKHR Larchiveum]                              등록일: 2023-07-07(18:00)   
 
 

 

안녕하세요? 아이디어포럼 [이슈브리핑] 입니다.

이번 주 이슈브리핑에서는고난의 행군 이후, 다시금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는  북한의 식량난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요약문

과거 (3번째)고난의 행군으로 인해 수많은 북한 주민이 아사한 사태가 발생했음

북한은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 함

기후 변화, 경제 제재, 개혁의 부실함 등으로 인해 북한 식량사정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음

현재 북한은 코로나19 팬데믹 등의 영향으로, 식량 부족 위기를 겪고 있는 정황이 포착됨

그럼에도 북한 당국은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들지 않고 있음

 

 

먼저 ‘고난의 행군’에 대해 짧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북한에서 고난의 행군이 대대적으로 직접 언급된 것은 총 3번이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가장 유명한 세 번째 고난의 행군(1994~1998)은 북한 역사상 유래없는 엄청난 대재앙이었습니다.

1990년대 이후 북한의 경제 몰락이 가속화되면서, 화폐 가치가 폭락하고 식량 가격이 치솟았으며, 이로 인해 배급제는 유명무실해지고 굶어 죽는 주민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최대 300만에 이르는 북한 주민들이 아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이후 인구통계 관련, 북한 공식 30만-60만 사망/외부에서는 많게는 300만까지 추정)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에서는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졌습니다. 비공식적 시장경제체제인 장마당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거나, 중국 등으로부터 식량과 비료를 대량 수입하거나, 농지를 개간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김정은 총비서는 농업생산 증대를 최우선 정책 과제로 추진하여 생명공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농장이나 비료공장을 자주 시찰하여 격려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 부족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많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총비서는 2021년 4월 8일 평양에서 개최한 세포비서대회에서 “나는 당 중앙 위원회로부터 시작해 각급 당 조직들, 전당의 세포비서들이(…)‘고난의 행군’을 할 것을 결심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북한의 식량사정이 근본적으로 전혀 나아지지 못했음을 시사했습니다.

북한의 식량 부족 문제는 무엇이 원인일까요? 다양한 견해가 나오지만, 전문가들이 지목하는 세 가지 주요 원인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기후가 좋다면 풍작을 노릴 수 있는 반면, 자연재해에 대비할 수 있는 인공 시설이 매우 부족합니다. 특히 가뭄과 태풍이 한꺼번에 찾아왔었던 2018년의 북한 곡물생산량은 2009년 이후 최악의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작은 규모의 자연재해에서도 북한은 수백 헥타르에 이르는 농지가 고스란히 피해를 받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그 다음은 북한의 무분별한 핵 개발에 의한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입니다. 비록 인도적 지원이 대북 제재에 포함되지 않는 사항이라고 할지라도,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금액은 본격적으로 UN 대북 제재가 시작된 2013년 이후 크게 감소했습니다. “자력갱생”이라는 구호에 맞게 북한의 식량안보는 국내 식량생산량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나, 현재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금액을 모두 식량지원에 투입한다고 할지라도,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 사정을 해결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마지막으로 북한 농업 개혁 자체의 부실함입니다. 아무리 농지를 개간하고 과학적인 농법을 도입한다고 할지라도, 그것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고 개선시킬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합니다. 그러나 북한은 선전을 위해 실제 성과를 부풀리기도 하는데, 변함없는 생산량 추이에도 불구하고 ‘로동신문’에 기재된 기사는 식량증설에 대한 희망찬 문구와 전망만이 가득했습니다. 

무엇보다 북한의 농법은 주체사상의 원리에 근거한 이른바 ‘주체농법’에 의해 이뤄지는데, 이는 각 지역의 특징에 맞춰 작물을 선택하고 재배해야 하는 “적지적작의 원칙”을 무시하고, 내각과 농업위원회의 결정에 의해 강제로 생산품목을 할당받는 농법입니다. 농민들은 북한 당국이 주로 요구하는 옥수수나 쌀을 재배하기 위해 무리하게 산을 깎아내거나, 화학비료를 대량 투입하여 많은 토지를 산성화시켰습니다. 그 결과, 효율성의 저하로 인해 1990년대부터 북한의 식량생산량이 크게 하락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북한은 매년 약 450만톤 가량의 식량을 생산하고 있으나, 주민들의 최소한의 영양분 섭취를 위한 최소 소비량(약 550~600만톤)에 모자란 수치이며, 타국으로부터의 비공식 수입량까지 합한다고 해도 약 500만 톤에 그칠 뿐입니다. 그 결과, 북한 주민들의 약 40%(약 1100만명)는 만성적인 영양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유엔 세계식량계획(WFP)는 경고했습니다.

북한의 식량 수입은 오랫동안 대중 무역과 중국의 지원 등에 크게 의존했습니다. 북한은 대북 경제 제재 속에서도 중국과의 무역로를 확대함으로써 식량과 비료를 비롯한 경제적 지원을 더욱 받으려 했습니다. 특히 접경지역에서는 비공식적으로 많은 식량이 유통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치며 북·중 국경이 폐쇄되며 식량 유입이 크게 제한되었습니다. 이에 북한 당국은 식량의 생산부터 배분 과정까지 더욱 강력하게 개입함으로써 식량 문제를 해결하려 했습니다. 2020년부터 약 2년 동안 농업 관련법을 개정했는데, <농업법>, <농장법>, <량장법>, <허풍방지법> 등을 통해 식량의 생산과 배분을 엄격하게 관리했습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한계들과 연이은 자연재해로 인해,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식량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국경을 봉쇄하면서 인도적인 식량지원조차 거부하던 북한이, 2022년 인도에 식량 지원을 요청한 사실은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한 상황에 직면한 것이 아닌지 예측하게 합니다. 

현재 2023년, 함경도, 양강도 등 국경지대에 거주하는 북한 주민들이 굶어 죽는 사례가 있다는 내부 증언들이 세어나오고 있는데요, 이들은 코로나19 이후 국경이 봉쇄되고 지역 간 이동이 금지되면서 곡물 이동이 제한되어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곡물을 공급받지 못하고, 중국으로부터 들여오는 식량이 크게 감소한 탓에 타 지역보다 쌀, 옥수수 등 곡물 가격이 크게 폭등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영국의 공영 방송사인 BBC는 접경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 내 식량 사정이 고난의 행군 이후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BBC와 극비리에 인터뷰한 북한 주민들은 여러 이웃들이 죽거나 실종됐으며, 하루에 한 끼조차 먹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증언했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의 송한나 디렉터는 “지난 10~15년간 아사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은 거의 듣지 못했다. 이런 증언들이 북한 역사상 가장 혹독했던 시기를 떠오르게 한다.” 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생존권보다도 무기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모습을 보여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현재의 “식량난”을 우려한다고 말하면서도, 미사일 등 무기의 개발에 여전히 수천 억을 소모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우리 방향으로 미사일을 발사하여 서울특별시에서 경계경보가 울리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북한 주민들이 생존권을 위협받는 안타까운 상황을 또다시 마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원인은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인권보다 체제의 생존을 우선하는 인명경시적인 행동에 있습니다. 주민들의 생존을 위해 북한 당국이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투명성 있는 인도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제 사회에서 북한 주민들의 식량안보와 식량권 문제가 더욱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희망합니다.

 

이상 이슈브리핑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고문헌

국가정보원, ‘북한법령집 上⋅下’ 2020년, 2022

김영훈 등. (2017). 북한농업동향 제21권 제4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KPEI 02-2019-04.

김규철. (2021). 북한의 식량가격 결정요인 연구 (A Study on the Determinants of Food Prices in North Korea), KDI Policy Study, 6.

이석 등. (2023). KDI 북한경제리뷰 (KDI Review of the north korean Economy) KDI Policy Study, 2023, 25-1.

서완수, 남철우. (2017). 북한의 농업생산 기반과 식량생산 부족의 원인. 북방농업연구, 40(1), 31-61.

남북의 창, ‘고난의 행군’ 재개한 北…경제난 극복할까?, 《KBS》, 2021. 04. 17. https://news.kbs.co.kr/mobile/news/view.do?ncd=5164943 

장슬기, 北 시장 쌀값 소폭 하락…그래도 5년 중 최고치 기록, 《DaliyNK》, 2023. 06. 14. https://www.dailynk.com/20230614-1/

최원기, [뉴스 동서남북] 북한 식량난 “함경도, 양강도 최악”, 《VOA》, 2023. 05. 26. https://www.voakorea.com/a/7111105.html 

Jean Mackenzie, North Korea: Residents tell BBC of neighbours starving to death, 《BBC》, 2023. 06. 14. https://www.bbc.com/news/world-asia-65881803

김환용, ‘북한, 외부 지원 거부 태도 바꿔 외국 단체에 식량 지원 요청...

 

한국, 정치 상황 무관 지원 의사 거듭 표명’, 《VOA》, 2022. 8. 31.https://www.voakorea.com/a/6723781.html

 
공감합니다 0